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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알파고는 자동차의 미래다...누구를 죽이고 살리나

기사승인 2016.03.12  00: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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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네개 털나고 ’야옹’하는 이게 고양이야, 알았지?”

아기에게 고양이를 가르치는 방법은 주입식이다. 하지만 성인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다. “유튜브가 제 스승이었어요”라 말하는 유명 스포츠맨처럼 일정 시기가 지나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보고 듣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배운다. 

컴퓨터에 사진을 업로드하고 '고양이'라 입력하는 시대 또한 지났다. 요즘의 컴퓨터는 인터넷을 통해 세상 모든 도서관의 책을 읽고, 웹페이지를 통해 배우고, 심지어 유튜브에 업로드 된 수천억개의 영상을 일일히 보면서 고양이의 형태와 행동 양식을 스스로 학습한다. 

요즘 유행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은 누군가 일일히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배우는 컴퓨터를 뜻한다. 인간이 배우는 방식을 그대로 한 것이다. 이 기술이 무서운건 컴퓨터는 인간과 달리 배우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는데 있다. 

알파고는 입력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간들이 두었던 16만번의 기보를 살펴보고 딥러닝을 통해 배워나갔기 때문에 기존에 존재하는 방식이 아니라 최적이라 생각하는 새로운 기법을 창조해 나갔다. 

 

알파고와 이세돌을 중계하던 프로9단들은 수시로 “대체 저기에 왜 뒀는지 알수가 없다”거나 “알파고가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참 지나서야 그게 실수가 아니라 앞을 내다 보는, 기존까진 바둑계에 존재하지 않던 수라는 걸 알고는 "이걸 미리 예상하고 뒀다니 좀 소름이 끼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지어 구글 엔지니어들도 컴퓨터가 왜 거기 뒀는지 매 수를 명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한다. 수천만의 내부 연산 결과 그저 최적이었기 때문에 그랬을거라 추정할 뿐이다. 

의외로 이런 딥러닝은 자율주행차에도 중요하다. 현재까지의 긴급제동시스템은 주로 카메라, 보조적으로는 레이더를 섞어서(fusion) 사용한다. 미리 입력된 자동차 뒷모양과 닮은 모습을 인식해서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면 차를 제동시켜 추돌을 방지하게 한다. 때로는 핸들을 조향해 피하는 기능을 갖춘 차도 있다. 

사람이나 동물, 자전거를 피하는 기술은 구현하기 훨씬 어렵다. 인간은 상대적으로 레이더 반사율이 적은데다 곳곳에 사람과 비슷한 대형 광고물도 있어서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크기로 거리를 가늠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로 차를 조작하면 오히려 사고가 날 가능성이 커진다. 

그래서 딥러닝은 사람이나 건물, 자전거, 가로수, 심지어 길을 건너는 고양이까지 인식 하는데 필수적이다. 일일히 형상을 가르쳐 줄 수는 없는 수많은 것을 인식, 이걸 피해야 하는지 혹은 무시할 정보인지를 빠른 속도로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GPU 전문기업인 앤비디아는 차량용 슈퍼컴퓨터칩을 개발해놓고 있다. 

우선은 이 같은 기술들을 이용해 자동차는 기본적인 자율주행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차 더 많은 기술을 요하게 된다. 핸들을 꺾을 수 있는 한계, 제동하는 한계를 계산하는건 물론 사고시 상대의 손해 비율까지 판단해 공공의 안전을 위한 최적의 운전 방법을 찾도록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난 경우 보행자를 피하고 차라리 옆의 자동차를 들이받도록 하는 결정도 하게 된다. 

당장은 그럴리 없지만 장차 인간을 죽이고 살릴지를 결정하는 권한, 이른바 ‘생살여탈권’을 컴퓨터가 갖는 첫 사례는 아마도 자율주행자동차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 절대 세울 수 없는 속도를 가정해보자. 앞에는 한 사람, 유일하게 피할 수 있는 길에는 많은 사람이 있는 경우 핸들은 어디로 꺾어야 할까. 공리주의자는 한 사람을 희생하고 그대로 직진하는게 옳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면 한쪽에는 아이가 다른 한쪽에는 노인이 있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면 내차 운전자 혹은 상대방 중 하나가 죽는게 분명히 예상 되는 상황이라면 그 중 어느 쪽을 살려야 할까. 

인간이 처한 상황이라면 당황해 그랬다는 변명이라도 하겠지만 컴퓨터가 조작한다면 다양한 변수를 모두 고려해서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물론 컴퓨터가 인간보다 빠르게 복잡한 경우의 수를 재빠르게 내다보고 어느 한쪽이 죽도록 결정했다 치자. 과연 인간은 그 한수를 이해 할 수 있을까? 

김한용 기자 h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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