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8 스파이더, 국내 가격 공개…기본이 11억9520만원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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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9 14:40
포르쉐 918 스파이더, 국내 가격 공개…기본이 11억95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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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다른 세상 얘기같다. 6단계만 건너면 오바마 대통령마저 아는 사람이라지만, 10억원 훌쩍 넘는 차를 사는 사람이 과연 현실에 존재하나 의문이 든다. 10억원이라니, 이 돈이면 서울에서 40평 아파트를 사고도 수입차 한대 정도는 살 수 있다. 페라리 458 이탈리아에 뚜껑 열리는 458 스파이더까지 살 수 있고, 신형 쏘나타 풀옵션을 30대 넘게 사서 고급 택시회사를 차릴 수도 있겠다.

▲ 포르쉐코리아 홈페이지의 온라인 견적 시스템. 숫자를 잘못봤다고 눈을 의심하지 마라. 13억4270만원이다.

상상을 넘는 숫자에 한숨이 나온다. 혹시나 싶어 인터넷 ‘조상땅찾기’ 서비스를 확인했는데, 나오는거라곤 민방위 교육 일정과 미납 과태료 안내 뿐. 나와 918 스파이더는 뭔가 처음부터 핀트가 어긋난 기분이다.

다음 생에는 살 수 있으려나, 일단 견적이나 뽑아본다. 다행히 견적은 공짜다. 포르쉐코리아는 친절하게 온라인 견적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걸로 차의 각종 옵션을 세팅하는 것만도 어느 정도 즐거워진다. 이렇게라도  포르쉐를 즐기는게 나 혼자만은 아닐 것 같다. 

918 스파이더는 기본 모델과 경량 패키지(바이삭-Weissach) 모델로 나뉜다. '경량 패키지'를 선택하면 탄소섬유로 제작된 루프와 리어윙, 아웃사이드미러가 적용되며 마그네슘 휠 등이 장착된다. 기본 모델은 1700kg인 반면 경량 패키지를 선택하면 1640kg까지 무게를 낮출 수 있다. 화끈하게 경량 패키지를 선택하려 했는데 아직 시스템이 지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본 모델로 선택했다. 기본 모델의 가격은 11억9520만원. 까짓거 차는 일단 지르고 보는 거다.

▲ 루프는 두조각으로 나뉘어지고 차체 앞쪽에 마련된 수납공간에 담을 수 있다.

외장 색상은 기본으로 10가지가 준비됐는데, 색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개인적으로 기본 색상 중엔 딱히 마음에 드는 색이 없었다. 포르쉐는 고객이 원하는 색은 대부분 수용한다.  

휠은 두가지가 지원된다. 기본 휠의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지만 고성능 이미지와는 잘 맞지 않은 것 같아서 마그네슘휠로 선택했다. 가격은 5540만원. 이 정도면 거저다.

▲ 경량 패키지를 선택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면 도달한다. 시속 200km까지는 7.2초, 시속 3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9.9초면 충분하다.

시트는 기본 경량 가죽 버킷 시트로도 충분할 것 같다. 가죽 인테리어가 추가되면 4430만원이 오른다. 실내에서 가장 넣고 싶었던 추가사항은 ‘카본 인테리어 패키지’로 가격은 1280만원이다. 손으로 한겹한겹 탄소섬유를 찍어누르고 열가공한 탄소섬유로 실내를 도배해보고 싶었다. 620만원에 달하는 6점식 안전벨트는 오히려 불편할 것 같아 추가하지 않았다.

▲ 스티어링휠에는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버튼이 생겼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아낌없이 쓰는 레이스 하이브리드 모드를 선택하면 심장이 쫄깃해질 것이다.

차량 외관에 적용되는 ‘스톤 가드 필름’은 공짜다. 포르쉐가 선심을 베풀었나보다. 7단 PDK 변속기도 기본 사양이다. 차고를 30mm 가량 높일 수 있는 ‘프론트 액슬 리프팅’은 필수다. 9150rpm까지 회전하는 608마력의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가 발생시키는 887마력의 최고출력도 방지턱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프론트 액슬 리프팅은 1800만원이다.

▲ 포르쉐 918 스파이더의 구조도.

파워트레인 얘기를 덧붙이면 카레라 GT가 그랬듯 포르쉐 특유의 박서엔진을 사용하지 않았다. 4.6리터 V8 터보 엔진이 운전석 바로 뒤에 위치했다. 배기구의 위치도 독특하게 거진 하늘로 향해있다. 머리 뒤에서 폭발하는 배기음을 듣게 될 줄이야.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50만원. 918 스파이더의 내비게이션은 센터페시아의 모니터와 계기반 옆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음성을 버메스터 사운드로 들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 리어윙과 차체 바닥의 에어플랩으로 공기저항을 조절할 수 있다. 리어윙은 각도가 조절돼 제동을 돕는다.

하이패스 옵션도 있다. 10만원이라는데 10원처럼 싸게 느껴진다. 918 스파이더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일반적인 슈퍼카에 비해 지방에 나설 일이 많을 것 같다. 유럽 기준으로 복합연비는 33.3km/l다. 전기모터로만 최대 30km를 갈 수 있다. 더 놀라운 건 전기모터만으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7초 미만이다. 가정에서 일반적인 충전을 진행하면 4시간, 전용 충전기를 사용하면 2시간 이내에 완전충전할 수 있다. 그래서 하이패스도 추가.

▲ 정리하면 이렇다.

현재까지 총 가격은 12억8200만원이다. 다행히 918 스파이더에는 선택할 수 있는 추가사항이 많지 않다. 대부분 기본으로 장착돼있는 듯 하다. 모든 옵션을 선택하면 13억4270만원에 달한다. 918 스파이더는 올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한 다리 건너 누군가 사게 되면 한번만 타보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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