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인피니티 Q50S 블루 스포츠…"청량한 친환경 스포츠 세단"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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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2 09:40
[시승기] 인피니티 Q50S 블루 스포츠…"청량한 친환경 스포츠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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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는 하이브리드도 강렬하다.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작은 엔진을 넣을만도 한데, 3.5리터 V6 엔진을 보닛 안에 넣었다. Q50S의 힘은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이미지를 깨버리고도 남는다.

인피니티가 생각하는 하이브리드는 도요타나 혼다의 것과는 처음부터 달랐다. 도요타와 혼다가 기름 한방울 아끼는데 하이브리드를 사용했다면, 인피니티는 조금 더 빨리 달리는데 있어서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굳이 복잡하게 설계하지 않아도 전기모터는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었다. 엔진의 힘은 충분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앳킨슨 사이클의 굼뜬 반응만 상쇄하면 됐다. 시작과 동시에 가장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전기모터가 그 간극을 메웠다.

코너의 정점에서 다시 속도를 높이는 기분이 묘했다. 누군가 등을 떠미는 것 같았다. 엔진의 토크가 살아나기 시작함과 동시에 아쉽게도 전기모터의 ‘버프’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잠깐의 도움만으로도 가속을 한층 더 재빨리 시작할 수 있었다.

Q50S 블루 스포츠는 서킷에서도 충분한 즐거움을 주는 하이브리드였다. 후륜구동의 움직임도 잘 간직하고 있었고, 인제스피디움의 직선 구간에서도 당차게 속도를 높일 줄 알았다. 기민하진 않아도 7단 변속기는 동력을 원활하게 유지시켰다. 또 엔진회전수가 높아질수룩 여느 인피니티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까랑까랑한 음색이 살아나기도 했다.

다만 극한의 상황에서는 Q50S 블루 스포츠가 가진 섀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스포츠’가 붙은 하이브리드지만 그동안 인피니티가 선사했던 혈기왕성한 ‘스포츠’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물론 인피니티는 더 극단적인 Q50인 ‘레드 스포츠’ 모델도 준비해놨다. 아직 국내엔 출시되지 않았지만 ‘Q50S 레드 스포츠’는 3.0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달고, 최고출력 400마력의 힘을 낸다.

서킷을 몇바퀴 돌고나니, 제동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다. 직선코스에서 곧바로 내리막이 이어지는 인제스피디움의 1번 코너에서 브레이크 페달은 반발력없이 깊게 밟힌 후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몇초후 다시 페달에 반발력이 생겼지만, 브레이크 시스템에 가장 부담이 가는 1번 코너에서는 계속해서 그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물리적인 연결이 최소화되고, 전자신호로 스티어링을 조종하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AS)’은 서킷 주행 내내 큰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다만, 극한의 상황에서는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스핀을 하고 있을 때처럼, 스티어링 조작량이 급격하게 상승할 땐, 조작의 정확성이나 피드백이 명확하지 못했다.

엔진의 운동을 불쑥 제어하는 전자장비 또한 ‘스포츠’와는 크게 어울리지 않았다. 전자장비의 개입은 너무 거칠었고, 불규칙했다. 속도, 슬립, 회전 등에 따라 불규칙하게 개입하는 전자장비는 서킷에서 가장 불필요했고, 완전히 끌 수도 없었다.

Q50S 블루 스포츠에게 서킷은 너무나 가혹한 곳이었고, 와인딩 로드가 제몸에 딱 맞았다. 경쾌한 몸놀림으로 여유롭게 구불구불한 산길을 통과했고, 청량한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는 오르막도 사뿐히 넘을 정도로 힘이 풍족했다. DAS 시스템도 어떤 이질감도 주지 않았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우수한 연비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배터리의 용량은 작지만 충전은 빨랐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전기모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가 만들어내는 승차감은 독일차 못지않게 세련됐고, 무중력 시트가 제공하는 포근함과 함께 부드러운 인상까지 주기도 했다. 오랜 시간 계속된 고속주행에서도 Q50S 블루 스포츠는 상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간헐적으로 작동하는 EV 모드는 도심에서도 청량감을 선사했다. Q50S 블루 스포츠는 새로운 이름처럼, 맑고 경쾌했다. 여기에 신규 디자인은 최신 트렌드를 충분히 따르면서도, 인피니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했다. 또 매력적인 가격을 갖춘 ‘에센셜’ 트림도 그대로 운용되고 있다. 몇가지 안전장비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4690만원에 Q50S 블루 스포츠를 살 수 있다. 참고로 시승차는 전방 비상 제동 시스템,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의 안전장비가 모두 탑재된 ‘프로액티브’ 트림으로 가격은 62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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