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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김상영] 마세라티의 체질 개선은 성공적?

기사승인 2017.12.14  14: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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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콰트로포르테, 르반떼를 한데 모아놓고 시승했습니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거대한 패들시프트를 손가락으로 당길 때마다 울려퍼지는 마세라티의 숨소리는 역시 매력적이었죠. 페라리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엔진은 박력이 넘쳤고,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로 꾸며진 실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그런데, 마냥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마세라티의 특징이 세단과 SUV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마세라티만의 특별함, 희소성 등은 흐릿해진 것 같았거든요.

 

 

마세라티는 새로운 세단과 SUV를 내놓으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블리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의 새로운 대안이 됐고, 르반떼는 포르쉐 마칸과 카이엔의 빈틈을 파고들었죠. ‘원투펀치’의 활약으로 한국 시장은 중국, 미국에 이어 마세라티가 네번째로 많이 팔리는 곳이 됐습니다. 놀라운 일이죠.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나 인구수들을 고려했을 때, 결코 저렴하지 않은 마세라티의 판매성장은 무서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폭풍성장이 달갑지마는 않습니다. 마세라티 수준의 럭셔리 브랜드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했을 때 나타나는 몇가지 부작용을 동반합니다. 판매가 늘어날수록 희소 가치는 떨어지죠. 사람들은 ‘흔한 꿈’을 쫓지 않습니다. 단순히 기블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마세라티에 대한 동경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죠.

그렇다고 차를 적게 팔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비싼 차를 만드는 마세라티는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찢어지게 가난했던 적이 많았고, 그때마다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마세라티를 주물렀습니다. 마세라티 입장에서는 희소성보단 현재의 안정적인 경영이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포르쉐의 사례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죠. 포르쉐의 정체성과 거리가 멀었던 파나메라와 카이엔이 도로에 지천으로 깔렸지만 포르쉐에 대한 열망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911이 중심이었기 때문이죠. 오히려 파나메라와 카이엔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911 개발에 쏟아부었고, 포르쉐 역사상 가장 다양한 911이 태어나게 됐습니다. 전통과 역사를 강조하는 럭셔리 브랜드일수록 ‘프론트맨’의 존재와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블리, 콰트로포르테, 르반떼를 연달아 시승했지만, 리더라고 꼬집어 말할 수 있는 모델이 없었습니다. ‘역시 마세라티’라고 계속 되내이긴 했지만, 또 무엇이 마세라티답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생겼죠. ‘삼인방’이 마세라티인 것은 분명했지만, 타지오 누볼라리, 후안 마누엘 판지오, 스털링 모스 등 전설적인 드라이버들과 함께 레이스를 휩쓸었던 마세라티의 혼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세라티의 헤리티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그란 투리스모나 그란 카브리오의 존재감은 너무 약해졌습니다. 2007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큰 발전을 거두지도 못했죠. 페라리가 지난 10년간 여러 새로운 ‘드림카’를 내놓은 것과 극명하게 비교됩니다. 마세라티가 강조하는 ‘이탈리안 감성’이 호사스러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리더의 권위를 더욱 굳건히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희소 가치나, 브랜드의 밸류 보단,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마세라티는 전국 아홉곳에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중 절반은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있죠. 총 워크베이는 40여개 수준입니다. 판매량이 비슷한 포르쉐의 경우 분당서비스센터에만 45개의 워크베이를 갖추고 있죠.

 

기블리, 르반떼가 출시되기전만해도 마세라티가 우리나라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은 매우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연간 판매량이 2천대 수준으로 높아졌고, 내년엔 수입차협회에서 가입할 예정입니다. 당장은 서비스센터를 늘릴 계획이 없다고 하지만, 향후 2-3년에 대한 플랜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김상영 기자 s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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