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 위기' 쉐보레 크루즈, 구형보다 안팔리는 신형?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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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04 12:05
'굴욕 위기' 쉐보레 크루즈, 구형보다 안팔리는 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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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야심차게 출시한 쉐보레 신형 크루즈 판매량이 월 4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흐름이라면 끝물이었던 구형보다도 적게 팔리는 굴욕을 당할 수도 있다.

 

한국GM에 따르면 신형 크루즈는 지난 9월 417대가 팔렸다. 8월 429대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700~800대 판매된 전년과 비교해도 45%가량 줄어들었다.

큰 폭으로 벌렸던 구형 모델과의 판매 격차도 급격히 줄었다. 1~9월 신형 크루즈 판매량은 8161대로, 전년(7183대)과 불과 1000대 차이에 불과하다. 물론, 신형 크루즈 물량이 3월부터 풀려 약 2개월간의 판매 공백이 있지만, 1월 출시 전 후로 상당 수의 사전 계약이 진행됐고, 이 숫자가 3~5월 실적에 반영됐음을 고려하면 꽤 심각한 수준이다. 

덕분에 올해 신형 크루즈 판매량은 모델 변경을 앞둔 구형 모델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작년 10~12월 판매된 구형 크루즈는 총 3233대로, 월 평균 1074대 수준이다. 현재의 격차인 1000대를 제외해도 월 750대가량 팔아야 신형이 구형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판매 추이를 보면 매우 힘들어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신형 크루즈 출시 당시에 했던 가격 정책 실수가 지금까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준중형차 시장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높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형 크루즈는 지난 1월 국내 첫 공개 당시 지나치게 높은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시작 가격인 1890만원은 강력한 경쟁자인 아반떼(스타일 1560만원)보다 330만원이나 비싼 것이었다. 특히, 고급 트림을 선택하고 사양을 조금만 더하면 중형차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결국 한국GM은 신형 크루즈의 가격을 최대 200만원까지 내렸지만, 한 번 등돌린 소비자들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특히, 가격 이슈는 상품성 논란으로까지 번지면서 발목을 잡았다. 가격을 내렸다고는 하나, 저가 트림의 경우 경쟁 모델에 비해 사양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GM은 '고급 중형차'를 내세워 성공한 르노삼성 SM6를 벤치마킹한 듯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면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한 크루즈의 판매량을 반등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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