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신차' 볼보 신형 XC60, 한국인이 빚어낸 '황금비율 SUV'
  • 문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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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19 12:16
'기대되는 신차' 볼보 신형 XC60, 한국인이 빚어낸 '황금비율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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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XC60은 볼보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90만대 이상, 브랜드 내 점유율도 30%에 육박한다.

이 차에 대해서 만큼은 벤츠도, BMW도, 아우디도, 랜드로버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XC60은 작년에도 유럽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에서 총 8만2990대를 팔아치우며 GLC, X3, Q5, 이보크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이런 모델이 올해 초 2세대 모델로 거듭났다. XC90, S90, V90에 사용된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을 공유하고, 토르의 망치로 대변되는 새로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언어를 적용해 돌아온 것.

변화는 가히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균형 잡힌 차체 위로 볼보 특유의 디자인 요소가 빼곡히 들어찼고, 뚜렷한 존재감 속에 1세대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변화의 주역은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

XC60 변화의 주역은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이다. 그는 스웨덴 우메오 디자인 대학에서 운송기기 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치고 볼보 본사에 입사한 인재다.

지난 7년간 볼보 디자인 발전에 힘써왔으며, 볼보 XC 쿠페 콘셉트를 통해 2세대 XC90 탄생에도 관여했다. 현재는 볼보 익스테리어 디자인 파트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 중이다. 

 

신형 XC60은 디자이너 이정현이 메인 디자이너로 참여한 첫 번째 프로젝트다. 그는 신차의 황금비율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이상적인 D 세그먼트 SUV 비율을 구현하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비율은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포드 EUCD 플랫폼을 대체한 SPA 플랫폼은 휠베이스나 오버행 수치 등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기에 높은 디자인 자유도를 제공한다. 균형 잡힌 차체를 구현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디자이너 이정현은 "SPA 플랫폼 덕분에 넉넉한 액슬 투 대시(프론트 액슬에서 윈드 실드까지 거리)를 갖춘 '프리미엄 비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프리미엄 비율이란, SPA 플랫폼을 바탕으로 구현된 후륜구동 특유의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를 뜻한다. 이는 곧 전륜구동으로 인한 볼보의 전통적인 실루엣과의 작별을 뜻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신형 XC60은 구형 대비 43mm 길고, 12mm 넓으며, 57mm 낮아졌다. 특히, 휠베이스는 2865mm로 90mm 증가했다. 신차 특유의 프리미엄 비율을 유지하면서 공간 활용성까지 높인 것이다. 

스웨덴의 '라곰(lagom)' 철학도 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쳤다. 라곰은 현지인 생활 속에 녹아든 정신으로 '어떤 것이든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핵심은 '덜어냄'이다. 무조건 빼라는 뜻은 아니다. 담백한 생김새 속에서 남다른 특별함을 구현해야 한다.

디자이너 이정현은 "프리미엄 비율이란 훌륭한 도화지 위에 덜어내되 차별화된 모양새를 갖춰가는 것은 고된 과정의 연속이었다"면서 "라곰 철학은 프리미엄 비율과 함께 신형 XC60 디자인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정현은 볼보 입사 10년도 안 돼 브랜드 주력 모델 메인 디자이너라는 막중한 임무를 성공리에 마쳤다.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에 가까웠을 일이다.

 

그는 "신형 XC60은 볼보의 베스트셀링 모델이기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디자인 작업을 했다"면서 "내가 디자인한 차가 한국에서 정식 공개되는 모습을 본다면 디자이너로서 매우 감격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이정현은 이달 26일 신형 XC60 출시 일정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다. 미디어뿐 아니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신형 XC60의 디자인 특징 및 개발 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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