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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왜 람보르기니 이름을 가져다 썼나

기사승인 2017.09.08  11: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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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강한 페라리는 람보르기니를 '적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 엔초 페라리가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를 무시로 일관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오고 있다. 아벤타도르, 우라칸 등 위협적인 모델이 나와도 마찬가지다. 

 

그런 페라리가 과거 람보르기니가 사용했던 차명을 신차의 이름으로 쓰는 기이한(?) 일이 발생했다. 바로 캘리포니아 T 후속인 ‘포르토피노(Portofino)’가 그 주인공이다. 페라리 측은 이탈리아 북서부 아름다운 항구마을에서 명칭을 따왔다고 설명했지만, 순진히 받아들이기에는 무언가 꺼림칙한 면이 있다.

#페라리 이전에 '람보르기니 포르토피노'가 있었다

사실 관계를 알기 위해 조금 옛날로 돌아가보자. 람보르기니는 현재 폭스바겐그룹 산하에 있지만, 30년 전만해도 크라이슬러그룹에 속해 있었다. 1987년 람보르기니를 인수한 크라이슬러는 이를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자사 디자이너인 '케빈 베르뒨'을 시켜 콘셉트카를 만들었다. 바로 람보르기니 포르토피노 콘셉트다(참고로 포르토피노는 이탈리아 최고의 고급 휴양지 이름이다). 

 

안타깝게도 포르토피노는 양산되지 않았다. 4도어, 4시트의 실험적인 디자인은 호평을 받았지만, 양산하기에는 현실성이 다소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차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이후 크라이슬러그룹은 1994년 람보르기니를 팔았지만, 포르토피노에 대한 상표권은 유지했다. 그리고 2014년 페라리를 갖고 있던 피아트그룹과 합병해 FCA(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로 탄생했다.

결국, 크라이슬러가 가지고 있던 람보르기니의 포르토피노 상표권을 30년이 지난 후 피아트 소속의 페라리가 사용하게 된 셈이다. 모터그래프 조사 결과 1987년 람보르기니 포르토피노 콘셉트와 2017년 페라리 포르토피노 상표권이 완벽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마을 이름을 차용했다는 페리라의 설명은 그럴싸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무심코 지나치면 별것 아닐수도 있겠지만,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악연과 최근까지 이어져온 경쟁 구도를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 자존심 센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세르지오 회장 작품?

 

일부에서는 페라리가 람보르기니의 이름을 쓴 것이 FCA 회장인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입김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세르지오 회장은 역사와 전통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 회사를 운영하는 전문 경영인이기 때문이다. 고급 휴양지 이름을 따는 것이 판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전례 없던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아마 당사자인 페라리는 원치 않았을 것이다. 콧대 높은 것으로는 업계 1, 2위를 다투는 브랜드가 뭐가 아쉬워서 타 브랜드, 그것도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로 꼽히는 람보르기니의 이름을 쓰려 했을까.

무엇보다 페라리는 과거서부터 브랜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지역명만 고수해왔다. 마라넬로는 페라리의 본사가 있는 곳이고, 모데나는 페라리가 처음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한 곳이다. 또 피오라노에는 페라리 테스트 서킷이 있는 지역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는 미국시장 공략이라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포르토피노는 페라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페라리가 이탈리아 북서부 작은 항구마을과 어떤 연관이 있을 리 만무하다. 고급 휴양지를 신차명으로 사용할 것이라면 다른 이름도 많았을 텐데, 굳이 람보르기니의 이름을 사용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미 '페라리 포르토피노'는 공식적으로 발표가 됐고,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다. 굴러 들어온 돌 하나가 엔초 페라리에게 의문의 1패를 안긴 셈이다. 하늘에서 이 광경을 지켜봤을 엔초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문서우 기자 sw.moon@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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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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