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코나 1.6 터보…'현대차의 월드클래스'
  • 김상영 기자
  • 좋아요 0
  • 승인 2017.07.17 15:09
[시승기] 현대차 코나 1.6 터보…'현대차의 월드클래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신차는 기대를 웃돈다. 전세계적으로 판매될 모델은 더욱 그렇다. ‘세계적인 수준’이라 얘기할 만 하다. 물론 덩달아 가격도 높아지고 있는데, 딱 그만큼 더 좋다. 절대적인 가격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값어치가 떨어지진 않는다.

코나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만큼,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들어졌다. 경쟁 모델이 가지지 못한 많은 것을 갖고 있었고, 기존 현대차의 레벨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도 담겼다. 그래서 의외였던 부분도 많았고, 차세대 현대차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이미 쌍용차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에서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코나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미 해외 시장에서도 수많은 소형 SUV가 자리 싸움을 벌이는 만큼 코나는 더 새로워야 했다.

그래서 보수적인 현대차가 굉장히 진취적인 디자인을 적용하게 됐다. 전세계 시장에서 연간 20만대나 판매할 모델치고는 개성이 상당히 강하다. 이에 따른 우려도 크지만, 일단 현대차는 코나에 적용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SUV 디자인을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다. 내년 봄에 출시될 신형 싼타페 또한 코나처럼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가 분리된 구조를 갖는다.

시트로엥 C4 칵투스와 비슷하다는 얘기도 많지만, 실제로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코나가 훨씬 더 사납다. C4 칵투스는 곡선과 부드러움을 강조한 반면, 코나는 굵은 선이 도드라지고 SUV의 역동성이 주된 디자인 특징이다. 디자인 콘셉트는 C4 칵투스보다 지프 체로키와 더 닮았다. 현대차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아이언맨이 연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도로 위에서는 독보적이다. 존재감이 확실하다. 현대차는 코나를 두고 ‘SUV의 새로운 종’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비단 신차라 눈에 띄는게 아니라, 코나는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갖고 있다. 뒷모습에서는 투싼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그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다. 디자인 콘셉트가 명확하고, 어떤 각도에서도 콘셉트의 일관성을 유지한 것도 특징이다. 이처럼 현대차가 ‘모’ 아니면 ‘도’를 시도한 적은 코나가 처음이다.

실내는 경쟁 모델을 압도한다. 간결하고, 모던한 레이아웃과 함께 마감 품질은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어떤 소형 SUV도 적수가 안된다. 뒤늦게 출시한 만큼 가장 트렌디하다. 다양한 방면으로 IT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차에 비해 단연 앞서있는 부분이다.

공간적인 측면은 평범하다. 눈에 띄게 내세울 부분은 없다. 티볼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도 QM3나 스토닉에 비해서는 뒷좌석이나 트렁크가 여유롭다. 뒷좌석엔 송풍구가 없고, 열선도 없다. 코나의 포지션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싱글이나 젊은 부부가 주요 타켓이다. 패밀리카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연식 변경을 통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1.6리터 터보 엔진과 7단 DCT 변속기의 조합은 경쟁 모델을 압도할 폭발력을 지녔다. 투싼에도 쓰이는 파워트레인인 만큼, 코나는 조금 더 빠릿하게 움직인다. 코나의 최고속도는 시속 210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7.6초다. 놀라운 수치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실제 가속 느낌도 호쾌하다. 경쟁 모델에서는 느껴볼 수 없었던 청량감을 갖고 있다.

 

고속으로 달릴 때의 안정감도 준수하다. SUV지만 크기가 작은 만큼 노면에 따라 갸웃거리는 느낌이 크지 않다. 전자식 파워스티어링도 속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무게감이 변한다. C-MDPS의 태생적인 한계는 상황에 따라 나타날 수 있지만, 현대차가 내놓은 초기 MDPS에 비해서는 이질감이 적다. 여러번의 개선으로 조작감이나 움직임은 훨씬 나아졌다.

시속 80km로 달릴때 엔진회전수는 1600rpm 정도다. 시속 90km에서는 1800rpm, 시속 100km에서는 2000rpm을 조금 넘는다. 7단 DCT 변속기는 상황에 따라 성격이 크게 변한다. 부드럽게 달릴땐 슬며시 기어를 높이고, 가속페달을 순간적으로 깊게 밟으면 단번에 서너단을 낮춘다. 다만 다운시프트는 재빠르지만 최적의 엔진회전수를 찾진 못한다.

현대차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현대 스마트 센스’는 요란하다. 특히 차선 이탈방지 보조 시스템은 ‘이런 것도 탑재됐어’라고 티내듯 굳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에도 작동한다. 차선을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방향을 바꾸려 안간힘을 쓴다. 이질감 때문에 결국 시스템을 끄게 된다. 새롭게 도입한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많은 정보를 표시하지만, 시인성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 오히려 앞유리보다 곡면이 심해 고개를 조금만 움직여도 왜곡이 심하다. 굳이 선택할 옵션은 아니다.

코나는 여러 옵션을 탑재하면 예상치도 못한 가격이 나온다. 시승차의 경우 2425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트림인 ‘프리미엄’이다. 여기에 전방 출동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경고, 하이빔 보조가 포함된 ‘현대 스마트 센스 Ⅲ’, 8인치 내비게이션과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블루링크가 섞인 ‘인포테인먼트 패키지’, 4WD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까지 적용됐다. 총 가격은 2980만원으로 치솟는다. 기본 사양이 좋기 때문에 트림과 옵션을 잘 살펴봐야 한다.

# 에필로그

평온하게 강변북로를 달리던 순간이었다. 띠링, 띠링, 띠링, 경고음이 들렸다. 4.2인치 LCD 클러스터와 계기반에는 다양한 경고등과 메시지가 떴다. 전방 출동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경고, 하이빔 보조 등 현대 스마트 센스 Ⅲ가 전부 작동하지 않았다. 시동을 다시 켜고, 버튼을 수차례 눌러도 현대 스마트 센스 Ⅲ는 회복되지 않았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오류는 주행에 큰 상관이 없었지만, 불안하게 ABS 경고등과 차제자세제어 시스템 경고등이 함께 들어온 것이 문제였다. 서행 중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사고는 없었지만, 비가 오거나 눈길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굉장히 아찔했을 것 같다.

ABS, 차체자세제어 시스템 등은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고, 전자장비의 오류는 신차 초기 품질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다. 시승행사가 끝난 직후 현대차에 이와 관련해 문의했지만, 현대차는 지금까지 명확한 원인 분석과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