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⑨-중·대형SUV] 쏘렌토·모하비 vs QM6·G4렉스턴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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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11 16:42
[상반기 결산⑨-중·대형SUV] 쏘렌토·모하비 vs QM6·G4렉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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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UV 시장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싼타페와 쏘렌토가 이끄는 중형 SUV 시장이다. 초소형 SUV가 사회 초년생들과 여성에게 인기를 모았다면 중형 SUV는 30대부터 60대까지 이르는 남성 가장들에게 폭넓은 신뢰를 받았다. 부족함 없는 동력 성능과 넓은 공간, 다채로운 안전·편의 사양 등 가족 단위로 타기에 최적의 상품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대형 SUV 시장에는 G4 렉스턴이 가세했다. 사실, 국내 대형 SUV는 기준이 조금 모호한데, 시장 상황상 미국 등에서는 중형급으로 분리되는 모델들도 대형급으로 취급받는다. 덕분에 G4 렉스턴은 모하비뿐 아니라 싼타페를 늘린 맥스크루즈, 차체가 점점 커지고 있는 쏘렌토 등과 모두 경쟁할 수 있는 그런 차로 만들어졌다.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산 중·대형 SUV 판매량은 9만5644대로, 전년(10만2446대) 대비 6.6% 감소했다. QM6가 합류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나, 작년에 워낙 잘 팔린 탓에 의한 기저효과로 하락세를 기록한 듯하다. 특히, 쏘렌토는 작년 4만3912대에서 3만3600대로 25.5%, 싼타페는 4만1178대에서 2만7403대로 33.4% 줄어드는 등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하던 모델들이 크게 감소했다. 

 

기대를 모았던 QM6는 1만3920대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SM6처럼 중형 SUV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SM6의 경우, 쏘나타·K5가 지겨운 소비자들에게 '고급 중형세단'을 효과적으로 어필하며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반면, QM6는 싼타페·쏘렌토와 차별화되는 그 어떤 매력이 부족해 보인다. 게다게 수출 물량을 전부 르노삼성 한국 공장에서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 초기에 내수 물량 공급이 조금 늦어진 문제도 있었다.    

캡티바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작년 3월 실내외 디자인 및 사양을 개선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왔지만, 판매량이 늘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상반기에도 6개월 동안 겨우 1246대 팔았을 뿐이다. 전년(1273대)보다 2.1% 줄어든 수치다. 신차 투입이 시급한 시점인데, 한국GM은 후속으로 논의되고 있는 에퀴녹스 출시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아 보인다. 중형차 시장처럼 르노와 쉐보레가 함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7월에는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내년 상반기에는 신형 싼타페가 나올 예정이다. 이들의 판매량이 다시 늘어날게 뻔하다. 당분간 올해 상반기만큼 좋은 타이밍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형 SUV 시장에서는 모하비의 활약이 놀랍다. 월 1000대 수준을 유지하던 모델이 페이스리프트 이후 월 1500대까지 증가했다. SUV 시장이 인기를 모으면서 고급·대형 SUV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었는데, 국산차 중에서는 모하비 이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맥스크루즈는 작년 5919대에서 4184대로 29.3% 감소했다. 파워트레인만 다를 뿐, 차체 크기 및 안전·편의 사양에서 모하비에 크게 부족하지 않지만, 그리 큰 인기를 모으지 못했다. 아무래도 싼타페를 늘렸다는 이미지가 강해 모하비보다 낮은 급으로 취급받은 듯하다. 

이런 상황에 G4 렉스턴이 등장했다. 출시 이후 5월 2733대, 6월 2708대 등 쌍용차가 세운 월 목표인 2500대를 훌쩍 넘겼다.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모하비·맥스크루즈뿐 아니라 쏘렌토급 중형 SUV 소비층까지 어느 정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앞으로 7인승 모델까지 추가해 더욱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쌍용차는 G4 렉스턴 출시와 동시에 렉스턴W를 단종시켰다. G4 렉스턴 실적에는 기존 렉스턴W가 꽤 많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쏘렌토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되며, 싼타페도 모델 체인지 전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QM6 역시 연간 실적을 위해 4분기에 힘을 쏟을 것이며, G4 렉스턴도 신차효과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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