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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CES에서 발견한 놀라운 자동차들…스스로 서고, 허공이 만져지고

기사승인 2017.01.20  14: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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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디서 박람회가 열리는지 분위기 파악조차 못했다. 라스베이거스의 어지간한 유명호텔에는 죄다 CES와 관련한 전시나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시연도 웨스트게이트 호텔에서 열렸고, 패러데이퓨처의 FF91도 특설 무대를 만들어 독자적으로 개최했다. CES는 그만큼 라스베이거스 전체가 떠들썩 해지는 거대 행사였다. 

지난 50년간 매년 1월마다 개최돼 온 CES는 소니 워크맨을 비롯한 CD, XBOX 등 인상적인 물건들이 세계 최초로 등장한 무대였을 뿐 아니라 이제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업계들이 빠른 속도로 규모를 늘려가고 있었다. 

#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정의선 부회장도 큰 관심

▲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현대차 아이오닉의 자율주행 행사장이었다. 비록 행사 장소는 좁았지만 이름만 대면 아는 외신 기자들이 한데 모여 열띤 분위기로 취재에 열중했다. 처음엔 열다섯팀에게만 시승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었는데, 총 시승 인원이 서른팀을 넘어가면서 연구원들은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종일 기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언뜻 봐선 자율주행차라는걸 눈치채기 어려웠다. 현대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양산 가능성이었기 때문이다. 이 차는 고가의 별종 자동차가 아니고 저렴한 가격으로 이뤄낼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추구한다. 때문에 천장에 별도로 솟아올라 회전하는 3D라이다 장치는 없었다.

▲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

차에는 전면에 한쌍의 스테레오 카메라와 신호등을 인식하는 컬러 카메라가 추가로 장착됐고, 라이다 3개가 추가로 장착 됐을 뿐 나머지 센서는 기존 아이오닉 전기차에 있는걸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다. 다른 업체들과 달리 쉽지 않은 숙제 대부분을 소프트웨어적으로 풀어낸 셈이다. 현대차는 이 차의 세팅을 조금 변경해 올해 서울모터쇼에서도 도로 주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에 비해 월등히 난해한 국내 도로 환경에서도 잘 버텨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도 이날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탔고 다음날은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발표를 했다. 정 부회장은 CES엔 참석하면서도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참석하지 않았다. 

# 패러데이 퓨처…너무 좋아서 믿을 수 없어

▲ 패러데이퓨처 FF91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이어 밤에 찾은 곳은 패러데이 퓨처의 특설 행사장이었다. 입구에서 사전 초청장과 관련한 삼엄한 검문을 받고 행사장에 들어섰다. 마치 애플의 신제품 출시행사장 처럼 많은 관객들이 박수치고 소리를 질렀다. 관중들 사이에 바람잡이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테슬라의 행보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모든 면에서 조금씩 더 나은 기능과 성능을 자랑했다. 자율주행을 하는건 물론이고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면 스스로 주차공간을 찾아 돌아다니다 주차를 하는 모습까지 시연했다. 

패러데이퓨처 최초의 양산차 이름은 FF91이라고 했다. 푸조와 비슷한 명명법을 갖고 있어서 9는 가장 큰 차체, 1은 첫번째 차라는 의미라고 한다. 

패러데이퓨처는 고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페라리 488을 가져왔고, 테슬라 모델S P100D, 벤틀리 벤테이가도 가져와 출시행사장 안에서 드래그 레이스를 펼쳤다. 물론 패러데이퓨처가 매번 이겼다.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불과 2.4초 남짓이라고 했다. 

▲ 패러데이퓨처 FF91

휠베이스가 엄청나게 긴 자동차인데다 최고 출력은 1050마력, 공기저항(Cd)값은 0.25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한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600km를 훌쩍 넘는다. 4WD에 핸들을 돌리면 뒷바퀴가 함께 꺾이는 4Ws 4바퀴를 조향할 수 있다. 

너무나 좋은건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 양산차라며 내보인 차도 사실 양산 할 수준은 아니었다. 너무나 최첨단 기술이어서 꿈을 꾸는 듯 했다. 이날 보여준 모든 것이 사실이면 좋겠지만 전부 사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 BMW…허공에 뭔가 만져지는 야릇한 기분

▲ BMW i 인사이드 퓨처 콘셉트

BMW는 매우 인상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공중에 손을 뻗어 조작하면 실제로 그 허공에 마치 보이지 않는 물건이 만져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 한 것일까. ‘초음파 홀로그램’ 장치는 손 끝에 초음파를 발사해 손이 공중에서 물건을 만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낸다. 소리로 손 끝을 때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 BMW i 인사이드 퓨처 콘셉트

나이트 클럽 스피커 앞에서면 몸 전체가 울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기존 제스쳐 컨트롤은 허공에 손짓을 하는 것인만큼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를 알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내놓은 기술은 차량 인터페이스의 새 개념을 여는 듯 했다. 물론 넘어야 할 장애물도 적지 않다. 

BMW는 신형 5시리즈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해 기자들을 태우고 인근 공도를 달렸다. 그 자체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이곳은 CES인만큼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BMW가 중점적으로 내세운건 주차 안내 로봇이다. 인텔과 모빌아이가 공동으로 개발한 주차 시스템은 로봇이 빈공간을 찾아 자율주행차에게 안내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자율주행차가 주차장을 일일히 돌아다니지 않고도 단번에 주차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인간이 조금만 도와주면 더 효율적

르노닛산은 역시 카를로스곤이 발표에 나섰다. 르노닛산은 일본 모바일업체 DeNA와 공동으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기차 신형 리프를 이용한 자율주행 실증 시험을 시작하며, 마이크로소프트 가상 개인 비서인 코타나(Cortana)를 통한 커넥티드카를 구현한다고 발표했다. 

 

닛산의 자율주행 기술이 특이한 점은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시연장에서 멀리 떨어진 실리콘밸리에서 차가 주행하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비춰졌는데, 도로 공사 현장으로 꾸며놓은 곳에서 차가 멈춰서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중앙선을 넘어야 하거나 빨간불에 건너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같은 상황에서 자율주행차라면 영원히 기다려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부지도에는 몇가지가 빠져있다면서 원격에서 실시간으로 조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중앙선을 넘도록 경로를 조정하자 해당 차와 이후 차들은 조작없이 공사 현장을 피해 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차를 원격 조작해 차의 인공지능이 내려야 할 판단을 대신 내려주는 기능(SAM;Seamless Autonomous Mobility)을 제안했다.

자율주행이 모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발전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능을 일부 사용해 자율주행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 도요타…우린 자율주행을 하지 못한다

▲ 도요타 콘셉트 아이

도요타는 아직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지 못했다고 반어적으로 고백했다. 이미 자율주행차는 인간의 주행보다 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인간이 일으키는 연간 35만건의 사고 대신 로봇이 일으키는 17만건의 사고로 만족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완벽하게 사고가 없어질 수 있는건 불가능한데, 얼마나 안전해야 충분한 것인지 인간들은 아직 답을 얻지 못한다고 했다. 

도요타가 내놓은 차는 ‘아이;愛i’라고 이름 붙였다. 캘리포니아 디자인 스튜디오(CALTY)의 아안 카타비아노가 디자인 했다. 이 안에 들어있는 것은 ‘유이’라는 인공지능 파트너다. 기술로 시작하는게 아니라 인간의 친구가 되는 경험으로 디자인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 도요타 콘셉트 아이

안에서부터 따뜻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걸로 디자인 했다고 한다. 차가 아니라 ‘관계’를 가진 기계라는 설명이다. ‘아이’의 안에 있는 ’유이’는 운전자의 얼굴과 표정, 집중도 등을 파악하고 SNS를 통해 취향도 파악을 해 적절한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지나치게 솔직한 느낌도 들었다. 인간이 완전히 불필요하고 목적지를 입력할 필요도 없는 수준의 자율주행인 SAE ’레벨5’까지 도달했다고 주장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실제로 도달하는건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인간이 레벨4도 사실상 진정한 수준은 못된다고 했고, 심지어 레벨 3도 쉽지 않은 목표라고 했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게 주요 목적이지만, 아직은 과정이라고 했다. 개발은 두가지 트랙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우선은 사람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것, 또 하나는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 혼다…넘어지지 않는 오토바이

▲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

두바퀴는 넘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은 틀렸다.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는 운전자가 내려도 오토바이 스스로 두바퀴로 서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가만히 서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오토바이가 좌우로 기울어질 때 마다 핸들을 재빠르게 조금씩 움직이는걸 볼 수 있다. 자이로 부품 없이 핸들 조작만으로 서 있도록 만들어진 기술이어서 더 현실 가능성이 높고 놀랍다. 직립보행 로봇 아시모의 연구가 오토바이에도 이용된다는 점이 놀랍다.

▲ 혼다 라이딩 어시스트

혼다 콘셉트카 ‘뉴브(NeuV)’는 역시 캘리포니아 디자인 스튜디오가 디자인한 전기차로 레벨4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드라이버의 표정이나 어조를 통해서 스트레스 상황을 파악하고 운전지원을 제공한다. 또 라이프 스타일, 취향을 학습하고 상황에 따른 선택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도요타 아이와 똑같다. 다만 트렁크에는 보관하면 스스로 충전되는 방식의 전동 롱보드가 장착돼 있다는 점에서 예전 혼다 ‘모토콤포’를 떠올리게 한다. 

# BOSE…이제 보스 오디오가 아니라 보스 서스펜션이다

▲ 혼다 라이드 콘셉트

보스(BOSE)는 삼성전자가 소유한 하만(Harman) 그룹에 맞서는 세계 2위 오디오 메이커지만 이날 내놓은 것은 오디오가 아니라 차량용 서스펜션이었다. 보스는 CES 개막 하루전 독립적인 '비욘드 사운드’ 부스를 열고 'BOSE 라이드’콘셉트를 선보였다. 

보스는 무려 30년전부터 진동을 상쇄하는 액티브 서스펜션 기술을 연구해왔고, 놀라운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아직 상용화 되지 못했다. 보스는 그 기술을 자동차 시트 아래에 장착 할 수 있도록 개발해 차체 하부의 출렁임을 흡수하고 탑승자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보스 라이드 시스템’을 상용화 했다. 

▲ 혼다 라이드 콘셉트

보스는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형 트럭에 장착 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치는 울퉁불퉁한 바닥을 빠르게 달리는 동안에도 시트에 앉은 승객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시연했다. 현재는 대형 트럭용으로 만들어져 위아래 진동만 상상쇄하지만 차후 내놓을 승용차용 시스템은 좌우 롤 방향 움직임도 억제하는 기능이 장착된다고 했다. 

# 앤비디아…알고보면 다 우리 제품

▲ 엔비디아 자율주행 시스템

올해는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수많은 메이커들이 하나 같이 자율주행차, 그리고 드라이빙 파트너를 내세웠다. 단순히 자율주행에 그치는게 아니라 운전자의 운전 습관이나 피로도 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조치를 해준다는 얘기다. 대다수 자동차 회사들이 똑같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점이 좀 이상하게 느껴진다. 

실은 부품회사, 특히 앤비디아가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탐탐 같은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앤비디아의 보드를 이용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것을 주도적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 엔비디아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모델

지난해 앤비디아는 맥북프로 200대 수준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자율주행용 슈퍼컴퓨터보드를 내놨고, 올해의 앤비디아는 운전자들의 눈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면밀히 분석 할 수 있는 도구를 내놨다. 이같은 도구를 이용해 차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을지는 자동차 회사들이 만들어 가야 할 숙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김한용 기자 h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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