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NCAP '올해의 안전한 차' 누구를 위함인가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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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7 16:03
[기자수첩] KNCAP '올해의 안전한 차' 누구를 위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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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5일 '2016년도 신차안전도평가(이하 KNCAP)'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는 기아 K7과 르노삼성 SM6, 한국지엠 말리부 등이 '2016 올해의 안전한 차'로 선정됐다.

 

# 갑작스런 '최우수상' 폐지…3위 기아차 공동수상?

작년과 다른 점은 평가 최고점에 수여되던 '최우수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 아슬란이 '올해의 안전한 차-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인피니티 Q50과 쌍용 티볼리가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반면, 올해는 3개 차종 공동수상이 이뤄졌다. 

특히 SM6와 말리부는 최고점(92.1)을 기록했지만, 주최 측이 최우수상 제도를 폐지하는 바람에 '가장 안전한 차'란 타이틀은 얻지 못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공동수상도 만족스럽지 못한데, 점수까지 낮은 기아차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하니 심기가 불편한 모양새다. 기아차 역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도 머쓱할 따름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최 측이 특정 제조사를 지나치게 편애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점수가 낮은 기아차를 공동수상자로 선정하기 위해 최우수상을 없앴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교통안전공단 측은 "그 동안 수차례 (최우수상 폐지에 대한) 제작사들 요청이 있었다"며 "한 줄로 세우기보다 안전성이 우수한 상위권 전원에게 수상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들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평가대상이 평가기관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공정하지 못한 시험이나 절차에 대해선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정부 기관의 잔칫상(시상식)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변별력 없는 '안전한 차'…보다 엄격한 테스트 필요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이 KNCAP 제도를 운영하는 이유는 국민들에게 차량 안전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제작사가 보다 안전한 차를 만들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올해 14개 평가 차종 중 11개가 1등급을 받았다. 그 중 3개 차종이 '올해의 안전한 차'에 선정됐다. 안전한 차가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 평가 기준이 엄격하지 않아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드시 우수 차종을 선정해야 한다면, 유로NCAP처럼 차종 및 목적에 따라 가장 안전한 차를 뽑아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유로NCAP은 세그먼트별 우수 차종(Best in Class Cars)과 함께 패밀리카, 상용밴, 친환경차 등을 별도 구분해 발표한다. 전체 차종의 절대 평가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차종별 상대 평가 정보가 더 요구된다. 

▲ ▲ 스몰 오버랩 시험(사진: IIHS)

또한 자체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미국에서 도로교통안전국(NHTSA)보다 교통안전보험협회(IIHS)의 평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이유도 보다 가혹한 시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IIHS의 경우 25% 부분 충돌 시험(offset test)인 '스몰 오버랩 테스트'부터 차량 전복시 탑승자 안전을 위한 '루프 강도 테스트' 등을 가장 먼저 공식 평가 기준으로 채택했다. 현행 정면 충돌 테스트 기준도 더 까다롭다(충돌 속도: NHTSA 56km/h, IIHS 64km/h).

최근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권익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KNCAP 제도와 올해의 안전한 차 선정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로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인지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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