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GM부터 패러데이 퓨처까지 모든 가능성 열어뒀다”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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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06 22:11
LG화학 “GM부터 패러데이 퓨처까지 모든 가능성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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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때 테슬라도 외면했던 LG화학이 이제 스타트업 기업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콘셉트카 외 양산차 하나 없는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에게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제너럴 모터스(이하 GM)와 현대차 등 전통적인 제조사는 물론, 패러데이 퓨처와 같은 신생 업체까지 한데 아우르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계획이다.

▲ 에너지플러스 2016 내 LG화학 부스

패러데이 퓨처는 이달 3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패러데이 퓨처는 중국계 대규모 자본 투입과 BMW 및 테슬라 출신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전기차 시장의 신성(晨星)으로 떠올랐다. 특히 올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서 ‘FFZERO1 콘셉트’를 선보이며, ‘제 2의 테슬라’로 지목됐다.

▲ 패러데이 퓨처가 공개한 ‘FFZERO1 콘셉트’
▲ 패러데이 퓨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VPA

패러데이 퓨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VPA(Variable Platform Architecture)에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VPA의 경우 목적과 용도에 따라 차량 구조 및 배터리 용량 등을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이번 파트너십에서 주목할 특징은 배터리 형태다. LG화학은 패러데이 퓨처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LG화학이 그 동안 GM 등 완성차 업체에 제공한 전기차 배터리는 파우치형 제품이다.

▲ 패러데이 퓨처가 LG화학과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공개한 이미지.
▲ 패러데이 퓨처가 LG화학과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공개한 이미지.

원통형 배터리는 노트북과 같은 소형 전자제품에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상대적으로 짧은 배터리 수명과 열 관리 문제, 그리고 제한적 출력 등에 단점이 있지만, 가격이 싸고 표준화된 사이즈로 공급안정성이 뛰어나다. 앞서 테슬라가 파라소닉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함에 따라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LG화학의 주력 자동차 배터리는 파우치형 제품이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가능하다. 또한 안정적인 성능과 가벼운 무게 등 여러 장점을 갖췄다. 현대차는 물론, GM, 포드, 크라이슬러,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아우디 등에 공급한 제품도 파우치형이다. 다만, 생산 단가가 높아 전기차 가격의 상당부분을 배터리가 차지하게 된다. 

▲ LG화학이 GM 쉐보레 볼트에 공급하는 배터리 모듈

LG화학 관계자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플러스 2016’에서 “패러데이 퓨처의 경우 자동차전지 사업부가 아닌 소형전지(IT) 쪽에서 담당한다”며 “전통적인 제조사의 경우 파우치 타입의 모듈 제품을 선호하지만,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원통형에 대한 수요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기차 산업은 미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LG화학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패러데이 퓨처 등에 공급될 원통형 배터리 제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 LG화학 에너지플러스 부스에 전시된 원통형 배터리
▲ LG화학 에너지플러스 부스에 전시된 원통형 배터리

한편, LG화학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이달 5일(현지시각)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회사는 연 28만대 이상(순수전기차 기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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